대전이 본사인 중소기업 직원 김 모씨(26)는 최근 서울지사로 발령을 받았다. 문제는 숙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 고시원에 들어가자니 환경이 열악하고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얻자니 돈이 부족해 고민하던 김씨는 고시원과 원룸 중간 형태인 `원룸텔`에 입주했다. 원룸텔은 방 크기가 7~10㎡로 원룸(23~26㎡)보다는 작지만 고시원 방(4㎡ 이하)보다는 크다. 보증금은 따로 없고 월세만 35만~55만원 수준이다.

방에는 TVㆍ침대ㆍ옷장ㆍ책상ㆍ냉장고 등이 갖춰져 있고 주방ㆍ세탁실 등 편의시설은 공동으로 이용한다. 원룸텔 컨설팅 업체인 `21세기 사업정보` 정광욱 대표는 "혼자 사는 회사원이나 대학생, 원거리 출퇴근자, 주말부부 등 한시적으로 주거공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당하다"고 말했다.

●입지가 가장 중요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사는 이 모씨(55)는 지난해 10월 원룸텔 임대사업에 뛰어들기로 마음먹었다.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이씨는 처음 한 달 동안 서울 시내 사무실 밀집가와 역세권, 대학가 등을 하루도 빠짐없이 돌아다녔다. 최종 선택지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 역까지 걸어서 7분 거리고 주변이 오피스 밀집지역이라 원룸텔 입지로는 최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씨는 8억5000만원을 들여 대지 221㎡ 단독주택을 사들였다. 건물을 헐고 연면적 561㎡ 5층짜리 건물을 올렸다. 건축과 인테리어에 6억원이 들어갔으니 총 투자비용은 14억50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4억5000만원은 은행 대출로 충당했다. 정 대표는 "입지는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대학, 학원 밀집지역이 좋고 대지 매입비용은 3.3㎡당 2000만원을 넘지 않아야 사업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 12%대 수익률

이씨는 5층 건물에 방 51개를 만들었다. 방 한 칸 평균 월세는 45만원. 공실률이 10% 수준이므로 평균 월수입은 2065만5000원에 이른다. 반면 월 평균 비용은 570만원 수준. 연리 7.5%로 대출받은 4억5000만원에 대한 이자 280만원, 전기ㆍ수도요금과 난방비 150만원, 관리 인건비 80만원, 홍보비 30만원, 기타 잡비 30만원 등이다. 결국 한 달 평균 순수입은 1495만5000원, 연간 수입은 1억7946만원이다. 따라서 투자금 대비 연간 수익률은 12.4%다.

●건물 리모델링 비용 감안해야

인테리어를 새롭게 한 건물은 기존 낡은 고시원ㆍ원룸텔보다 경쟁력이 뛰어나다. 청결하고 쾌적한 데다 내부 기기도 최신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건물은 낡고 내부 기기도 구형이 된다. 건물과 인테리어 가치가 점점 떨어지는 것이다. 20년 후에는 건물ㆍ인테리어 가치가 0원이 된다고 가정하면 매월 250만원씩 가치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 같은 감가상각비용을 고려하면 수익률이 10.3%로 떨어진다. 따라서 원룸텔 사업을 생각하는 투자자라면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김인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