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시대를 맞아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하면 상가, 오피스텔 등이 주류를 이뤘다. 요즘도 아파트 분양시장이 위축돼 있는 상황에서도 오피스텔에 대한 청약 열풍은 지속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로운 형태의 수익형 부동산이 등장하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도시형 생활주택, 고시원(고시텔) 등이 대표적인 새로운 유형의 수익형 부동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1~2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진 도심 내 직주근접형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1~2인 가구 증가에 맞춰 도심에 도시형 생활주택과 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한 활성화 대책을 추진 중이다.

◆ 원룸텔 투자 활기

= 최근에는 고시원 또는 원룸텔 투자 열풍이 나타나고 있다. 입지가 좋은 건물만 잘 고르면 두 자리 숫자대의 연간 투자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보통 면적 3.3㎡ 정도인 고시원보다 크게 6.6㎡로 만들어 방 안에 화장실, TV, 냉장고, 침대, 옷장 등을 갖춘 곳을 `원룸텔`이라고 부른다.

대기업을 명퇴한 김철수 씨(가명ㆍ58)는 2호선 이대역 주변 원룸텔 사장으로 변신했다.

김씨는 노후 대비를 위해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던 중 임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고시원ㆍ원룸텔 전문업체 싱글하우스에 입지선정, 임대건물 물색, 내부 구성 등을 맡겼다. 그 이후 이대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로 건물 4개층 전용면적 456㎡를 임대해 원룸텔을 오픈했다. 싱글하우스에 따르면 투자수익률은 무려 연 30%를 넘는다.

김씨는 건물임대, 리모델링 비용으로 총 3억5000만원을 투자해 방 56개를 만들었다. 3억1000만원은 시설비 투자, 4000만원은 보증금이다. 그리고 김씨는 원룸형을 평균 월세 40만원에 내놓았다. 방이 모두 채워진다면 월 2240만원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공실률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80% 입실한다고 가정하면 1800만원이 된다. 여기서 △월임대료 450만원 △전기수도ㆍ난방비 200만원 △관리 인건비 80만원 △온라인 홍보비 20만원 △기타 비용 50만원 등 총비용 800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입은 1000만원이 된다.

연간으로 따져보면 1억2000만원이 되는 셈이다. 3억5000만원을 투자해 연간 1억20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연간 투자수익률은 34%가 된다는 게 싱글하우스 측 설명이다.

만약 불경기 등으로 공실률이 아주 높아 60%만 입주한다고 가정해도 월 560만원, 연간 672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정광옥 싱글하우스 대표는 "원룸텔 수익률은 도시형 생활주택보다 2배 이상 높다"며 "자신의 건물을 원룸텔로 리모델링하는 방법, 건물을 임차해 창업하는 사례가 많은데 김씨와 같은 임차형 창업일 경우 3억원을 투자해 396㎡(120평) 이상 45실을 만든다면 연 25%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시설 투자비 등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주의해야 하는 점도 있다.

정광옥 대표는 "무엇보다 임대수요가 많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가장 좋은 입지는 대학가, 학원가, 출퇴근이 용이한 역세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설 투자비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임차기간이 최소한 5년은 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 도시형 생활주택 1호 큰 관심 속에 분양

= 지난 4월 한원건설이 서울 신림동에서 분양한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 1호인 `아데나 534` 경쟁률은 3.5대1일 정도로 많은 관심이 쏠렸다.

지하철 2호선 신대방역과 도보로 2분 거리에 위치한 `아데나 534`는 지하 1층~지상 9층 1개동 전용면적 17~18㎡ 4타입 총 149가구로 구성됐고 가구 내 화장실, 주방 등을 갖추고 있다.

분양 당시 한원건설은 `발코니 확장 시 전용면적 23㎡까지 사용 가능해 전용률이 거의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대부분 원룸이나 고시텔과는 차원이 다른 아파트`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연 투자수익률은 대략 얼마나 될까. 한원건설에 따르면 대략 7.4%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데나 534` 가구당 분양가는 1억4900만원이다. 한원건설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를 감안할 때 대출 7000만원을 얻고, 보증금 1000만원을 받을 수 있다면 실제로 6900만원만 있으면 한 채를 분양받을 수 있다. 월세는 70만원 정도 받을 수 있어 1년 임대수익은 840만원이 된다.

여기에 대출금에 대한 이자율 연 4.7%를 고려하면 연간 이자비용 329만원이다. 이에 따라 연간 순익은 840만원에서 이자비용을 뺀 511만원이 된다. 투자금액 6900만원에 대한 수익이 511만원이기 때문에 연간 수익률은 7.4%가 되는 셈이다.

신민철 한원건설 부장은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택법상 공동주택이기 때문에 오피스텔보다 전용률이 높고 관리비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 데다 청약통장이 필요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노후 대비용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던 은퇴 전후의 사람들이 청약에 많이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출을 받지 않고 본인 돈만으로 투자하면 수익률이 낮아지고 공실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한편 도시형 생활주택은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했지만 이를 지을 만한 땅을 도심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땅값도 비싸 사업 추진이 힘들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도시형 생활주택 활성화를 위해 일반인도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주목된다.

국토해양부가 20일부터 27일까지 재입법예고한 `주택법 시행령`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건설사업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30가구 미만의 도시형 생활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장용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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